어려서부터 갖고 있던 꿈이 하나 있다.
커다란, 정말 커서 ‘황소만한’이란 수식어가 붙거나 얼핏 보면 늑대라고 착각 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대형견을 타고 다니고픈 꿈.
이미 나이가 들고 나이와 함께 살이 찌면서 그 꿈의 실현 가능성은 희미해져버렸고 대를 이어 나중에 태어나게 될 2세 에게 물려줄 예정이 되었지만 아직도 한 번씩은 은연중에 상상하게 되는 꿈이다.
그런 필자에게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고릴라가 나와 도시를 부셔대는 <램페이지>의 예고편은 이 영화는 무조건 봐야겠다는 의지를 심어줬고 결국 볼 수 있었다.
스토리는 단순하다. 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유순한 알비노 고릴라 조지는 어느 날 어디선가 갑자기 날아온 의문의 캡슐 속 가스를 흡입하고 점점 크고 거칠게 변화하게 된다. 이 캡슐은 재벌기업이 우주에서 무단으로 유전자조작 실험을 하다가 사고가 나서 우주선은 폭발하고 그 실험의 결과였던 샘플만 날아왔던 것. 지구로 3개의 샘플이 떨어졌고 그 중 하나가 조지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 것 이였다. 고릴라 조지 외에 평화롭게 살고 있던 자연 속 악어와 늑대도 이 가스로 인해 변이가 일어난다.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강해진 세 동물은 미국의 대도시로 들어와 온갖 난동을 부리며 쑥대밭으로 만든다. 조지가 어렸을 때 구조해서 보살펴 왔던 유인원 전문가 데이비스(드웨인 존슨)는 자신의 특별한 친구인 조지를 구하기 위해 해독제를 찾으려 동분서주한다.
영화 제목인 <램페이지(rampage)>의 사전적 의미는 ‘(흔히 파괴 등을 저지르며 한동안 벌이는) 광란’ 또는 ‘광란하듯 지나가다’ 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. 이 영화는 제목을 제대로 붙였다. 영화는 정말 도시를 미친 듯 때려 부순다. 세 마리의 괴수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건물이며 다리며 남아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만큼 초토화된다. 거기에 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간적 배경이 화창한 한낮이기에 도시가 망가지는 장면을 더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. 이는 영화를 보는 내내 묘하게 통쾌한 쾌감을 선사한다. 이 맛에 거대 괴수영화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. 영화를 보고 난 후 조사해보니 이런 파괴적인 내용들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. 이 영화는 미국 게임제작사 ‘미드웨이’에서 1986년 선보인 동명의 아케이드게임이 원작이었다. 게임스토리는 영화와 조금 차이가 있지만 도시를 파괴한다는 핵심은 그대로 이어받아 영화에 제대로 반영된 것이었다.
이 영화의 ‘인간’ 주인공 데이비스 역에는 요즘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‘드웨인 존슨’이 맡았다. 이 배우는 그가 젊은 시절 사각의 링 안에서 ‘더 락’이라는 이름의 프로레슬러로 활동할 때부터 눈여겨보며 좋아했던 인물이다. 이번 영화에서도 매력을 뿜어냈지만 알비노 고릴라 ‘조지’에게 영향력이 밀렸기에 이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언급하도록 하겠다. 언젠가 분명히 이야기하게 될 인물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아니다.
뭔가 때려 부수며 에너지를 분출하고 싶지만 직접 할 수 없을 때 이 영화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껴보길 바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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